Ⅰ. 지속가능 관광정책
“도시걷기의 인문학”이란 부제가 붙은 «파리를 생각한다»(문학과 지성사, 2009년)라는 책에서 정수복 교수는 관광산업을 가리켜 “집에 가만히 있으면 더 나을 사람들을, 그들이 없으면 더 나을 장소로 이동시키는 산업”이라 정의하면서 주마간산 관광 행태를 꼬집고 있다.
에펠탑 - 루브르 - 오르세 - 몽마르트 - 베르사유를 하루만에 주파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며 “모나리자”나 “비너스” 앞에서 찍은 증명사진을 마치 전리품인양 보여주는 관광객에게 과연 파리는 어떤 모습, 어떤 느낌으로 기억될 것인가?
1회용 관광과 지속가능 관광
21세기의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도시 관광산업 속에 속성형 관광객은 물론 중요한 고객이 아닐 수 없다. 시간이 바쁜 만큼 소비도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고, 샤넬이나 루이 뷔똥 같은 명품 또한 전리품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현대 도시에서 관광정책을 세울 때는 속성형 관광객들을 세심하게 배려해야만 한다. 관광지 이동 편의, 온라인 오프라인을 최대한 동원한 각종 예약 편의, 한 곳에서 모든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원스톱 쇼핑, 수요자 중심의 정보제공 서비스, ...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한다면 기본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하는 서비스이고, 또 질의 차이가 다소 있을지언정 많은 도시들이 수월하게 구축해 내는 일반적인 인프라 이기도 하다.
그런데, 속성 관광의 성공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그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이 생겨난다. 적은 시간동안 많은 곳을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관광객이라면 과연 한번 방문한 곳을 다시 찾아올까? 늘 그래왔던 것처럼 또 새로운 곳을 정복하기 위해 속도전에 열을 올리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한번 다녀간 속성 관광객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도시의 매력을 지속적인 것으로 만들어 언제라도 다시 찾고 싶도록 유혹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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