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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 지방자치단체 관점으로 본 중대재해처벌법 분석 및 영향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2-04-08
이슈&정책공간

지방자치단체 관점으로 본 중대재해처벌법

분석 및 영향

- 중대시민재해를 중심으로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이 지난 2021년 1월 26일 제정되어 올해 1월 27일에 시행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법안 발의 과정에서 정당 간 의견 대립과 기업, 공공기관, 노동ㆍ시민단체 간의 반발, 법안 내용의 위헌성 등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러한 논란 끝에 법률이 제정되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법률 적용에서의 문제점 등을 중대시민재해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김희진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분권제도연구부 연구위원)
1) 개념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3호에서는 중대시민재해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중대시민재해란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재해로서, ①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②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 ③동일한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결과를 야기한 재해 중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는 재해를 제외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지하철역이나 도로 위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일반 시민이 재해를 입은 경우를 말한다.
이처럼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재해이기 때문에, 법률 및 시행령에서 규정한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 외의 시설, 차량, 물체, 공작물 등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는 중대시민재해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은 시설, 설비, 부품, 자재 등 그 자체의 원인에 의한 것이지 이용자의 부주의가 원인이 된 사고나 자연재난(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가목)으로 인한 사고,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는 기업 또는 기관의 관리범위를 벗어나는 사항은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를 중대시민재해로 보고 있는데, 동일한 사고의 개념에 대하여 사고의 원인이 같다 하더라도 시간적ㆍ장소적 근접성이 없는 경우에는 별개의 사고로 판단하며, 2개월 이상 치료의 의미는 재활에 필요한 기간은 포함하지 않는다.
2)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중대시민재해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제9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9조(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①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생산ㆍ제조ㆍ판매ㆍ유통 중인 원료나 제조물의 설계, 제조,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그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위하여 다음 각 호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ㆍ예산ㆍ점검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2.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3. 중앙행정기관ㆍ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
4.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②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설치,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그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위하여 다음 각 호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ㆍ예산ㆍ점검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2.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3. 중앙행정기관ㆍ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
4.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③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과 관련하여 제3자에게 도급, 용역, 위탁 등을 행한 경우에는 그 이용자 또는 그밖의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위하여 제2항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다만,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그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한정한다.

④ 제1항 제1호ㆍ제4호 및 제2항 제1호ㆍ제4호의 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여기서 사업주는 제2조 제8호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 즉 타인의 노무를 제공받음이 없이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와 타인의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경영책임자 등은 동조 제9호에서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기업의 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부터 제6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지정된 공공기관의 장도 포함된다. 즉 중대시민재해의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를 가지는 자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포함된다. 따라서 제9조 제1항의 각호와 동조 제2항의 각호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켜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무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제8조 내지 제11조에서 법 제9조 제1항 및 제2항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규정하려고 하였지만, 의무사항의 범위가 불분명하고 이행사항도 구체적인지 않아 현장에서 많은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즉 ‘필요한’이라는 표현은 너무 추상적이어서 실제로 얼마만큼의 인력이나 예산을 확보해야 의무 위반이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분명하지 않다.

3) 중대시민재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처벌
중대재해처벌법 제10조에서는 동법 제9조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9조는 규정자체가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의무위반여부를 판단하게 될 때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 판단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명확성의 원칙은 형사법규 즉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법률에서 더욱 강조된다. 만약 법률이 너무 불명확해서 합리적인 사람조차 그 법률이 의도하는 바를 해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죄형법정주의를 짓밟게 되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이 엄벌주의를 취하고 있는 법률은 보다 더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할 것이다.
4) 중대시민재해의 양벌규정
마지막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시민재해와 관련하여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 법인 또는 기관의 경영책임자 등이 그 법인 또는 기관의 업무에 관하여 법 제10조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기관에게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벌금형을 과(科)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다만, 법인 또는 기관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과실책임주의를 따르고 있다.

올해 3월 서울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불명확한 규정으로 인한 혼란을 이유로 정부 측에 중대재해처벌법 및 시행령 가운데 불명확하거나 모호한 부분을 구체화해달라고 건의하였다. 특히나 중대시민재해와 같은 경우는 다양한 재해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 범위를 한정하는 것이 쉽지 않고 범위와 책임 영역이 모호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 많은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이 법은 결재권자인 공무원이 그 권한과 관련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를 야기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접 위험방지의무를 위반하지 않아도 관리ㆍ감독상의 주의의무로 인하여 처벌될 수 있도록 하여 지방자치단체 관할 구역 내에서 중대시민재해가 발생한다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무조건 처벌받게 되는 구조이다. 이것은 적극행정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기조에 배치되는 것이며, 지방자치단체의 능동적인 행정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에 대한 피해는 역시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강화된 처벌규정을 통해 사업주나 기업 등의 안전의무를 더 확보하여 근로환경을 안전하게 개선하고자 제정된 법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취지와는 달리 기업이나 관공서 등은 어떻게 하면 책임을 피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으로 대응하고 있다. 즉 강화된 처벌규정을 통해 안전 및 보건확보의무를 더 충실히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책임을 피하는데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처벌을 강하게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입법자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안전 및 보건확보의무를 명시함으로써 수범자가 위험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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