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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의 성과와 한계 및 자치분권 2.0 개막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10-07
이슈공간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의 성과와 한계 및 자치분권 2.0 개막

올해는 지방자치 역사로서는 특별한 해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며, 숙고해왔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30년간의 지방자치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살펴보고 앞으로 열릴 자치분권 2.0의 개막에 대해 알아본다.
김순은 /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1987년 10월 29일 대통령 직선제와 지방자치 부활을 위한 헌법 개정이 이루어졌다.1) 이에 기초하여 1988년 지방차치법이 전부‧개정되고 (고)김대중 대통령의 단식을 계기로 1991년 3월 기초의원 선거, 6월 광역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30년 만에 지방자치가 부활되었다. 비록 단체장 선거는 1995년 실시되었지만 1991년부터 지방자치의 재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단체장은 반드시 선거로 선출되어야 하는 2) 주민의 대표기구는 지방의회이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도 기관구성의 다양화 방안을 도입하여 2021년 1월부터 기관통합형의 지방정부도 가능해졌다.
부활된 지방자치가 어느 덧 30년을 맞았다. 지방자치를 서둘러 재개하여야 한다는 시대적 시급성으로 인하여 1988년 지방자치법은 매우 불완전하게 개정되었다. 당시 내무부가 작성한 초안이 대부분 수용된 것은 지방자치법 개정안 논의과정에 소요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였고 일단 재개하고 시행하면서 보완하자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임명직 단체장, 지방의회 인사권의 단체장 보유, 자치단체장 중심의 지방자치, 부실한 주민직접참정제도, 제한된 자치입법권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을 되돌아보면 지방자치의 부활이 낳은 긍정적 효과는 예상한 바를 크게 상회하였다. 특히 2020년-2021년 사이에 제정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지방일괄이양법, 자치경찰 도입을 위한 경찰법 개정, 중앙지방협력회의 설치법 등은 향후 자치분권 2.0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30년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해 보는 것은 자치분권 2.0 시대를 맞는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적절하다. 향후 전개될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시대를 자치분권 2.0으로 표기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여 그 동안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시대를 자치분권 1.0으로 표기하고자 한다.
자치분권 1.0 성과
1)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
민주화 운동과정에 지방자치의 부활이 빠지지 않고 주장된 데에는 지방자치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과 밀접한 함수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여·야 간의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민주주의의 지수로 볼 때 공정한 선거는 매우 중요한 필요조건이다. 관권선거가 지속적으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고 지방자치가 관권선거를 예방하는 중요한 장치로 인식되었다. (고)김대중 대통령의 1990년 10월 단식도 이러한 배경에서 행해졌다.
예상한 바와 같이 지난 30년 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3차례 걸쳐 여·야 간 평화로운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지방자치가 공정 선거에 기여하였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발전하였다는 데에 대해 이론이 없을 것이다.
2) 관치행정의 치유
우리나라의 행정적 전통과 문화를 대표하는 용어가 ‘관존민비’이다. 공직을 국민에 대한 봉사(Service)로 인식하기보다는 벼슬(Bureaucrat)로 인식하였다. 공직자는 시민에 대한 봉사자(Civil Servant)라기보다 관리자(Public Official)였다. 청사(City Hall)는 시민의 공간(시청)이라기보다는 관리들의 근무지(관청)였다. 결국 공직자의 자세와 행태는 매우 뻣뻣하고 고압적이었다. 관청의 턱은 시민들에게 높기만 하였다.
지방자치의 부활은 이러한 기존 관행과 문화를 일제히 쇄신하였다. 공직자의 태도와 행태는 친시민적으로 변모되었고 관청은 시민들의 눈높이로 낮아졌다. 관-관 중심의 관치행정이 주민중심의 자치행정으로 발전된 것도 지방자치의 성과이다.
3) 지역의 정체성 및 강한 발전 의지
임명직 단체장들의 임기 기간은 보통 1년 내외였다. 따라서 지역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지역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런데 선출직 공무원들은 최소한 4년의 임기가 보장되고 선거에 따라 연임된다면 12년 간 재임할 수 있다. 실제로 3선을 마친 단체장들도 다수 배출되었다. 임기가 보장된 단체장은 재임기간 동안 임명직 단체장들이 할 수 없었던 중·장기적 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선거공약이 대부분 지역발전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역발전에 대한 의지와 성과가 점증하였다. 지역발전은 주로 지역의 특성과 창의성에 기초하기 때문에 지역의 정체성 또한 자연스럽게 강화되었다.
자치분권 1.0 한계
자치분권 1.0 시대에는 상기의 긍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계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1988년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제도적 내용이 한계로 작용하였다. 강시장-약의회 구조로 건전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기 어려웠다. 지방의회의 인사권마저 단체장이 행사하다보니 지방의회의 의정활동은 항상 집행부에 의하여 제약되는 단체자치를 낳았다. 의례적인 수준의 주민직접참정제도는 요건의 강화로 실질화되지 못한 것도 문제점이었다. 국가보조사업의 지방재정 대응은 재정자립도를 지속적으로 저하시켰다.
행태적인 측면에서도 낭비성·전시성 행정의 과다, 소지역주의의 강화, 주민의 무관심과 참여저조, 의장단 선거의 과열, 낭비성 해외연수, 전문성 제고노력 부족, 지역정치인의 도덕적 해이 등 한계가 나타났다.
자치분권 2.0 제도적 토대 마련
2020년-2021년 사이에 자치분권 1.0 시대를 마감하고 자치분권 2.0 시대를 여는 새로운 제도적 환경이 만들어졌다. 성숙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적절한 지방분권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인식 하에 1999년 1월 김대중 정부가 ‘중앙행정권한 지방이양 촉진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이후 각 정부마다 새로운 추진 기구를 통해 자치분권을 추진하여 왔다. 문재인 정부 하에 설치된 자치분권위원회는 2020-2021년에 걸쳐 자치분권 2.0 시대를 열게 될 획기적인 제도적 개혁을 이룩하였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자치경찰을 위한 경찰법 개정, 2차례 걸친 재정분권, 지방일괄이양법의 제정, 자치분권 사전협의제 등이 대표적인 제도들이다.
32년 만에 이루어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주민주권 구현과 국정 거버넌스 체제가 새롭게 형성되었다. 주민주권 구현은 주민참여의 실질화를 통해서 가능해진다. 참여연령이 19세에서 18세로 인하되고 주민조례발안제가 도입되었다. 향후 주민참여 요건의 완화로 주민중심의 지방자치가 전개될 것이다.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전문인력의 도입으로 지방의회의 역할은 더욱 강화되었다. 강화된 지방의회의 역할은 자치단체의 민주성과 생산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중앙-지방의 관계는 지도와 감독의 관계에서 상호 존중하는 국정의 동반자로 규정하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하여 국정을 논의하는 체제로 발전하였다. 이를 위하여 2021년 7월 중앙-지방협력회의법이 공표되었다. 중앙-지방의 협력모형은 보다 구체적으로 자치경찰제에 활용되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채택된 자치경찰의 1원화 모형은 중앙-지방의 협력적 관계 위에 정립된 방안이었다. 국가경찰조직이었던 지방경찰청을 반국가-반지방의 시도경찰청으로 전환하여 국가사무와 자치경찰사무를 수행하게 설계되었다. 이 모형은 2021년 7월부터 전국적으로 전면·시행되었다. 지방경찰청을 시·도경찰청으로 전환한 것은 2,700개의 경찰청 특별지방행정기관을 정리한 효과도 발생했다.
2차례에 걸친 재정분권으로 지방재정이 큰 폭으로 확충되었다. 매년 13.8조원의 지방재정이 확충되고 지방소비세가 25.3%까지 증가하였다.3) 문재인 정부에서만 지방세가 14.3% 증가하였다. 그 결과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72.6:27.4로 개선되었다. 이와 더불어 지역밀착형 국고보조사업 등 총 5.9조원을 소요하는 중앙행정기능이나 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되었다. 2021년 9월에 고향사랑기부금을 뒷받침할 제도가 입법화되어 지방재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19년 7월부터 시행된 자치분권 사전협의제도 주목할 만한 제도이다. 중앙행정부처는 발의하는 법령을 입법예고기간 중 행정안전부와 자치분권위원회에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행정부처의 법령이 자치권 침해, 부당한 관여, 비합리적인 사무배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로서 지방행·재정평가제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 2년간 총 3,268건의 법령이 사전협의제를 거쳤으며 이 중 보충의원 52건, 개선권고가 81건이었다. 사전협의제를 거친 법령의 수가 3,268건임을 고려하면 제도의 효과성을 가늠할 수 있다.
자치분권 2.0 시대의 개막
자치분권 1.0 시대에 지방자치의 주체가 자치단체였다면 자치분권 2.0 시대에는 주민이 주체가 될 것이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주민주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중앙-지방의 관계도 지도·감독의 관계에서 상호·협력하는 거버넌스로 변모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제도화되고, 자치단체 간 협력을 강화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 제도가 구체화되었다.
자치분권 1.0은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낳았다.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 관치행정의 퇴치, 지역발전에 기여한 점 등은 긍정적 효과이며 소지역주의의 강화, 지역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 등은 부정적 효과에 속한다. 불완전한 제도가 무엇보다도 커다란 한계였다.
이에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전부·개정되었고, 지방일괄이양법의 제정으로 자치단체의 권한이 강화되었다. 중앙-지방협력회의법과 주민조례발안법 및 고향사랑기부금법이 통과되었고 주민소환과 주민투표법 등 주민참여 관련법이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지방세의 인상으로 지방재정이 확충되었다. 광역단위의 자치경찰이 도입되었다. 이러한 제도적 환경을 바탕으로 주민이 주인이라는 주민주권의 이념 위에 자치분권 2.0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할 것이다.
1)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지방자치의 날로 지정함
2) 외국에서는 단체장을 의회에서 선출하는 기관통합형이 흔하며 우리나라도 1952년 선거에서 지방의회에 단체장을 선거한 적이 있음
3) 지방소비세는 부가가치세의 일정비율을 전환하는 세제이기 때문에 세율의 인상으로 납세자의 부담이 커지지 않는 장점이 있음.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만이 변경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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