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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레터]지역대표형 상원제 : 국내‧외 사례와 도입의 필요성

작성자웹진관리자 소속기관교육홍보부 작성일2021-08-09
정책공간

지역대표형 상원제 : 국내‧외 사례와 도입의 필요성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양원제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52년 제1차 헌법개정 때로 그로부터 약 10년 이상 헌법에 양원제 규정이 존재하였고, 제2공화국 때는 9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민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을 두어 실제 양원제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당시 양원제 도입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의 분산이라는 명목이 컸으나, 오늘날 양원제 개헌 논의는 지역대표형 상원 설치로 지역소멸과 수도권 일극체제를 완화하고 지역의 소수이익을 보호하며 지방분권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논의되는 측면이 강하다.

본 글에서는 해외의 양원제 사례와 한국의 양원제 채택 경험을 살펴보고, 현행 단원제 국회의 단점을 극복하고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제도로서 지역대표형 상원의 도입 필요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박세라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분권제도연구부 차장
김수연 /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분권제도연구부장
세계적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선진국들을 비롯한 G7 국가가 모두 양원제를 시행하고 있고 OECD 37개국 중 20개국이 양원제를 실시하고 있다. 인구 1,200만명 이상의 OECD 15개 국가 중 양원제를 채택하지 않은 나라는 터키와 한국뿐이고, GDP 상위 15위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국만 양원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
국제의원연맹(IPU) 2019년 자료

출처 : https://mainichi.jp/articles/20190726/ddm/007/030/026000c
역사적으로 상원은 귀족에 의한 신분제 의회의 기존 정치세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도입되거나 연방제 국가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현재는 이와 함께 단방제 국가에서도 상원이 지역을 대표하기도 하고 국민 혹은 각 직업군을 대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상원제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독일과 같은 연방제 국가의 상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성격이 강하므로, 일반적으로 상원과 하원이 대등한 권한을 가진 강한 양원제 국가로 평가된다. 반면 영국, 프랑스 등 단방제 국가는 하원에 권한이 집중되고 상원은 우선 발의권이 없거나 약한 거부권을 가진 약한 양원제 국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유형인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4가지 제도모형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표 1> 단방·연방국가와 상원유형
상원의 유형 단방국가 연방국가
엘리트·전문가형 상원 영국 캐나다
지역대표형 상원 프랑스, 스페인, 남아공 등 미국, 독일, 스위스, 호주 등
출처 : 안성호, 왜 분권국가인가 : 리바이어던에서 자치공동체로, 박영사, 2018
1. 계급에 기초한 고전적 영국 상원
영국은 상당수 세습귀족이 국왕에 의해 임명되어 상원의원직을 유지하는 신분제 상원으로 20세기 들어 권한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1911년 상원의 거부권이 폐지되었고 재정법안 이외의 법안을 2년 동안만 유예시킬 수 있으며, 1949년 의회법 개정으로 지연권은 1년으로 단축되었다. 내각은 하원의 해산권을 가지고 하원만이 내각에 대한 불신임권을 가진다. 이처럼 상원에 대하여 하원의 우위가 확고하지만, 상원이 하원의 한계와 약점을 적절히 보완하여 국민들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상원은 하원에 비해 정당 간 대립이 적고 언론에 노출이 적어 법안을 심층적으로 심의하기 용이하여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전체 법률안 중에 상원에 의해 개정안이 제시되고 변경된 정부안이 40%에 달한다. 또한 상원이 의원내각제 정부에서 정부 법안에 대한 반대당의 역할도 수행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상원의원 직선, 세습폐지 등의 개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 정치적 지역대표형 미국 상원
미국의 상원은 주(州) 전역을 선거구로 하여 인구 규모와 상관없이 2명씩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고 각 주를 대표한다. 오늘날은 큰 주와 작은 주의 인구 격차가 많이 벌어져 주마다 의석을 2석씩 동수로 배정한 것이 작은 주들의 입장이 과도하게 대표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연방국가로의 성립과정과 역사적 의미에 비추어 동수 배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
상원의원은 지역정부로부터 법률적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고 지역을 정치적으로 대표하고 선거결과로 책임진다. 미국은 상원이 하원과 대등한 권한을 행사하는 강한 양원제 국가로 분류된다. 연방 헌법은 양원의 동의 없이 제정되거나 개폐될 수 없으며, 하원이 세입 법안을 먼저 심의할 수 있지만, 상원은 예산에 대한 권한 또한 다른 법률안과 마찬가지로 수정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상원이 고위 공직후보자 인사청문, 인준동의권과 조약비준권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상원의원은 소규모 인원, 6년의 긴 임기, 느슨한 지방 정당체제, 개인의 역량 중시 등의 영향으로 정당의 영향력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하원의원보다 높은 위상과 명성을 누린다.
3. 법률적 지역대표형 독일 상원
독일은 역사가 오래된 연방국가로 16개 주 정부 지사를 비롯한 주 각료들로 상원이 구성된다. 임기는 주 정부 각료의 임기와 일치하고 주 정부에 의해 임명되고 소환되며 인구가중 방식으로 각 주에 3~6명이 배정된다. 상원의원은 지역정부의 법률적 대표로서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 정부의 훈령에 따라 투표내용이 결정되고 일괄적으로 투표한다. 주 정부 훈령과 다른 투표는 무효다. 상원은 하원과 마찬가지로 연방 대통령을 탄핵 소추할 수 있고 연방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절반을 선출하는 등 주요 인물에 대한 지명권을 행사하며, 법률안을 제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연방정부의 법률안은 연방참사원(상원)을 거쳐 연방의회(하원)에 제출되어야 하고 연방참사원의 법률안은 연방정부를 거쳐 연방의회에 제출된다. 독일 상원의 권한이 비대해져서 2006년 기본법 개정 전까지 연방의회 처리 법안의 60%에 달하는 법안에 대해 절대적 거부권을 행사할 정도였으나, 상원 승인이 필요한 입법영역 축소와 주 의회 입법권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기본법 개정으로 거부권의 행사비율은 약 40%로 낮아졌다.
4.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프랑스 상원
프랑스의 상원은 독일의 상원이 지역을 대표하는 것에 비해 보다 작은 소규모 지방정부를 대표한다. 상원의원은 각 지방정부 대표·의원과 하원의원으로 구성된 15만명의 선거인단에서 간선으로 선출되는데 선거인단의 95%는 약 3만 7천개 코뮌의 의원들이며 코뮌의 대다수는 농촌 코뮌이다. 이러한 점에서 프랑스 상원은 작은 기초자치구역인 코뮌을 과다 대표하는 반면 광역자치구역인 레지옹을 과소 대표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프랑스는 상원에 대한 하원의 우월성이 인정되는 약한 양원제 국가이다. 예산안은 하원에 먼저 상정되고 최종 결정권도 하원이 행사하며 내각은 하원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고 하원만이 내각 불신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상 지방정부 조직과 관련한 법안은 상원에 먼저 부의되도록 하거나,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하원이 상원의 결정을 대체로 수용하여 법안의 약 90%가 양원 합의로 처리되는 등 불균형이 완화되는 모습이다. 프랑스 상원제는 소외되기 쉬운 기초지방정부의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간선제 실시의 어려움·거부감, 지역대표성의 불균형 등으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표 2> 주요 국가 상원의 지역대표방식
국 가 명 상원이 대표하는 지역 상원의원 선출방식 지역별 의석수 배정
미국 states 직선 동수
호주 states 직선 동수
폴란드 voivodships 직선 동수
스위스 cantons 직선 인구가중
이탈리아 regions 직선 인구기초
오스트리아 Länder 간선 인구가중
독일 Länder 간선 인구가중
인도 states 간선 인구기초
러시아 republics / regions 간선 동수
남아공 provinces 간선 동수
프랑스 départment/communes 간선 인구가중
캐나다 provinces 임명 인구가중
스페인 provincía 직선 동수
comunidades autónomas 간선 인구가중
출처 : 안성호, 왜 분권국가인가 : 리바이어던에서 자치공동체로, 박영사, 2018
<표 3> 양원제 채택 헌법 비교
  제1차 개정헌법(1952) 제2차 개정헌법(1954) 제3차 개정헌법(1960)
권력구조 대통령제 대통령제 내각책임제
선거법 제정 실패 민의원의원선거법
참의원의원선거법
(1958)
국회의원선거법
(1960)
법 운영 없음 없음 운영
선거제도 직선 직선(중선거구제) 직선(대선거구제)
참의원 정수  
38개 선거구 76명
(선거구당 2인)
10개 선거구 58인
(선거구당 2~8인)
참의원(상원) 6년 6년 6년
임기 (2년마다 1/3 교체) (3년마다 1/2 교체) (3년마다 1/2 교체)
상하원 의견
불일치
양원합동회의에서
재적 과반 출석과
출석 과반 의견
법률안 : 현상유지 법률안 : 민의원 재적과반 출석과 출석 2/3의 의결
예산안 : 민의원의 재의를
최종결정으로 함
예산안 : 민의원의 재의를
최종결정으로 함
피선거권   만35세 이상 만30세 이상
출처 : 안성호, “양원제 개헌론 : 지역대표형 상원연구”를 참고하여 작성
한국 헌법에 양원제가 처음 규정된 것은 1952년 제1차 개헌 때이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위해 야당과의 타협안으로 양원제를 포함한 것으로 민의원(하원), 참의원(상원) 양원체제를 헌법에 최초로 규정하였다. 헌법에 규정된 양원제는 하원 우위의 약한 상원제로 분류된다. 법률안 및 예산안은 민의원에 먼저 제출되어야 하고 내각(국무원 또는 국무위원)에 대한 신임 또는 불신임결의 권한은 민의원에게만 부여되었다. 상원의 실제 도입은 헌법 제32조에 국회의원의 정수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도록 하였으나, 몇 차례에 걸친 법률 제정 논의에도 법률 제정은 실패하고 결국 제도는 시행되지 못했다.
제2차 개헌은 이른바 4사5입 개헌으로 초대 대통령의 중임제한 규정의 철폐가 주목적이었지만 양원제에 대한 규정도 일부 포함되었다. 참의원 임기규정 변경, 대법관·검찰총장 등 고위공무원에 대한 인준권을 참의원에 부여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2차 개헌 이후에는 참의원 선거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었는데 참의원 정수를 76명으로 하고 작은 광역자치단체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시도별로 1~6개의 선거구를 두고 각 선거구당 2명의 상원 의석수를 배정하였다. 선거법 부칙에 1년 이내 선거를 실시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정부의 선거 실시 지체로 선거는 실시되지 못했다.
4.19혁명 이후 대통령 중심제를 의원내각제로 전환한 제3차 개헌이 이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양원제 국회가 제도적으로 실현되었다. 제2공화국의 상원은 시‧도를 하나의 선거구로 하여 인구 비례로 각각 2~8명을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는 대선거구제를 채택하였다. 참의원 정수는 민의원 정수의 1/4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과거 법률이 규정한 76명보다 적은 58명의 인원이 선출되었다. 권한에 있어서는 참의원 의장이 양원합동회의 의장이 되거나 대통령 궐위 시 권한대행을 참의원의장이 1순위가 되는 등 참의원 우위의 규정도 일부 있었지만 대체로 국회의 핵심적인 역할은 민의원이 우선권을 가졌다. 예를 들면 양원의 의결이 일치하지 않을 시 양원합동회의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민의원의 재의를 국회의 의결로 확정하는 규정과 국무원 불신임결의권, 대통령‧법관 등의 탄핵 소추 시 반드시 민의원 30인 이상의 발의가 필요하도록 하는 규정 등이 그 사례이다. 당시 민주당이 양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여 순조롭게 국회가 운영되었으나 5.16군사정변으로 9개월 만에 국회는 해산되고 1962년 양원제에서 단원제로 전환하는 개헌이 단행되면서 양원제는 헌법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첫째, 지역대표형 상원은 입법과정에 지역의 이해를 반영하고, 수도권 집중완화와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은 수도권에 살고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 중 수도권 의원 비율 역시 인구에 비례하여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42.7% 수준이었지만 20년이 지난 21대 총선의 경우는 그 비율이 47.8%까지 높아졌다. 선거구 인구편차가 2:1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는 결국 단원제 국회의 한계로서,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 외 지역의 이해관계를 입법에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표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국회 구성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대표형 상원은 상원의원 의석수를 미국처럼 주별 동수를 배정하든, 독일처럼 인구가중을 반영하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구가 적은 지역도 인구비례보다는 많은 의석이 배분되어 지역대표성이 강화되고 입법과정에서 지방의 국정참여를 촉진한다. 수도권 집중현상을 완화하고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정책결정과정에 지방정부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보장되는 것이다.
둘째, 지역대표형 상원은 지역갈등을 완화하고 포용적인 국가 지향에 적합하다.
한국의 단원제 국회는 소선거구제에 따른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 유권자의 선택이 지역색을 띠는 특정 정당의 후보에게 집중되게 하고, 이는 지역 기반 정당구도를 더욱 강화시킨다. 나아가 정당 간의 대립과 갈등은 각 지역 간의 사회적 갈등을 격화시킨다. 하원보다 상대적으로 정당과 일정한 거리를 둔 지역대표형 상원은 정당 간 대립과 갈등을 완화하고 특정지역정당 구도의 하원을 견제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우리가 목격한 국회의 파행적인 운영, 정당 간 극단적 대립 등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견제할 수 있고 하원의 독단을 저지하고 신중한 의사결정을 하는 숙고의 원(院)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원에 하원보다 긴 임기 보장, 프랑스나 독일식 간선제, 정당 보직 참여 제한, 지역에 관련된 법률안 우선 의결권(또는 배타적 거부권) 등의 조치를 포함한 설계모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대표형 상원 설치는 통일 이후의 사회통합에 도움이 된다.
지역적 소수를 배려하는 지역대표형 상원은 통일한국에 적합한 제도로 활용될 수 있다. 북한의 인구가 남한 인구의 절반도 되지 못하고 경제력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인구비례로 선출된 대표들로만 단원제 국회를 구성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른 정치체제 하에서 살아온 남북한 주민들 간의 이질감과 적대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표형 상원의 도입이 필요하다. 소수의 다양한 계층의 요구를 수용하고 인구가 적은 지역도 대표하는 상원을 구성하는 것이 통일 이후의 사회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 한국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 등으로 인구구조가 급변하고 계층이 다양해지면서, 현행 단원제 국회로는 조정되기 어려운 이질적인 이해관계와 갈등요소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체제로 지역대표형 상원의 도입을 해야 할 숙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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