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Secret 보는 순간 마음을 홀려버리는 묘한 매력을 가진 컬러
보라색의 비밀
어슴푸레한 밤의 신비로움을 담은 오묘한 매력을 가진 컬러, 보라. 보라는 빨간색(인간, 피의 상징)과 파란색(하늘의 상징)이 어우러진 까닭에 신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하는, 그래서 정서적으로 고귀함, 순수함, 신성함, 죽음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보라는 컬러의 비중에 따라 ‘바이올렛’과 ‘퍼플’ 두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파란색의 비율이 높으면 ‘바이올렛’, 빨간색의 비율이 높으면 ‘퍼플’이다. 양면의 매력을 갖춘 컬러, 보라에 대해 알아본다.

예술적 영감을 높이는 창조의 컬러 보라색은 외로움과 슬픔을 내재한 예술성을 자아내 데이비스 보위, 지미 핸드릭스, 프린스 등 많은 아티스트의 영감을 불러일으킨 컬러로 꼽히고 있다. 지미 핸드릭스나 데이빗 보위 같은 실험적 팝 아티스트들은 1960년대부터 의상과 악기, 무대 배경에 보라를 즐겨 사용하며 예술적 신비로움을 강조해 대중가수를 넘어 독창적 아티스트임을 선언하였다. 이는 안개가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있다는 가사로 끝나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곡인 지미 헨드릭스의 〈Purple Haze〉라는 노래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2016년 운명을 달리한 팝가수 프린스는 공연에서 보라색 피아노로 연주하고, 1984년 히트곡 퍼플레인 앨범표지에도 이 컬러를 사용했다. 팬톤사는 이를 기념하는 뜻에서 프린스를 상징하는 공식 보라색을 ‘러브 심볼 #2’라는 이름으로 팬톤 색채 시스템 속으로 등재시켰다.


이집트의 권위와 클레오파트라의 매력을 담은 컬러 로마시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장군들이 개선할 때 보라색 망토를 둘렀고, 염료를 구하기 어려워 귀족이나 왕족과 같이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즐겨 입던 옷의 색상이기도 했다. 세기의 미인이라고 불릴 만큼 지금까지도 그 명성이 자자한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보라색를 이용해 권위와 매력을 드러냈는데, 장엄하고 화려한 보라빛 배가 대표적이다. 줄리어스 시저와의 사별 후 안토니우스를 만나러 가기 위해 클레오파트라는 배의 돛을 보라색으로 물들였다. 로마제국이 탄생하기 훨씬 오래 전에 이미 위대한 업적을 이룩했던 국가의 여왕으로서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이 안토니우스보다 우월하지 않다면 최소한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한 보라색은 유혹의 컬러이기도 해서 안토니우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셰익스피어 역시 보라빛 돛은 너무나 향기로워 바람마저 상사병에 걸릴 지경이라며 클레오파트라의 배를 극찬하기도 했다.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컬러 여성을 대표하는 레드와 남성을 대표하는 블루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보라색은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컬러이기도 하다. 여성운동은 1870년경 선거권을 얻기 위한 투쟁으로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그리고 1908년 영국에서 흰색, 녹색과 더불어 보라색을 여권운동의 색으로 발표한 뒤, 집회 때 보라빛 스커트, 깃털, 구두, 장갑 등을 착용한 남자와 여자들이 등장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보라색 장미가 페미니즘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시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이 유래한 1908년 미국 러트거스 광장시위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빵과 장미를 달라"는 구호를 외친 것이다. 빵은 굶주림을 해소할 여성의 생존권을, 장미는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년 세계 여성의 날에는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보라색 장미를 선물하며 의미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