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찌르는 자유의 열망,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상징 '헝가리 국회의사당'

헝가리 민족의 자존심, 도나우 강변을 따라 좌우로 날개를 펼친듯한 헝가리 국회의사당. 네오고딕양식의 외관과 네오르네상스 양식의 돔, 고딕양식의 첨탑들로 이루어져있는 이 건축물은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헝가리 민족에게 가장 신성한 건축물이다. 그 자체가 보석 같은 건축물로 부다페스트 풍경의 구심점을 이루는 이곳, 미학적인 '도나우 강의 진주'라고 불리는 부다페스트의 낭만적인 풍경에 빠져본다.

하늘을 채색한다. 높이 솟은 돔의 물결

다뉴브강의 진주라 불리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1873년에 '부다', '오부다', '페스트' 가 합쳐져 생성된 도시이다. 부다페스트 풍경의 구심점을 이루는 3대 랜드마크 중 하나인 페스트 지역 도나우 강변의 국회의사당. 이 국회의사당을 헝가리어로 '오르사그하즈'라고 한다. 오르사그는 '나라', 하즈는 '집', 즉 '나라의 집'이란 뜻의 이 건축물은 건물 규모로 보면 헝가리에서 가장 크고, 높이는 96미터인데 이것은 헝가리가 건국된 해인 896년과 건국1000년을 기념하는 해인 1896년을 상징한다. 헝가리 정부는 1882년 새로운 국회의사당을 지어 민족적 자존심을 세우기로 하고 건축설계 공모전을 하게 된다. 이 공모전 당선자가 당시 부다페스트 기술대학교 교수였던 임레 쉬테민들(1839~1902)이었다. 그들이 국회의사당을 짓는 전국 공모전에서 입상했을 때, 그의 주된 의도는 '겸손하고 신중한'태도로 '눈부신 중세 건축 양식과 국가적이고 개인적인 특성을 결합시키려는'것이었다. 건축공사는 1884년부터 매일 1,000명의 인부를 동원하여 만들기 시작했으며 1904년에 완성했다. 실내는 총691개의 집무실이 있고, 카펫의 길이를 모두 합치면 무려 3,456m에 이른다. 또한 약 700여개의 방이 있고, 길이 268m, 123m의 폭을 자랑하며 첨탑의 높이는 96m이다. 또 외관을 보면 국회의사당의 지붕에는 1년 365일을 상징하는 365개의 첨탑이 장식되어 있고, 외벽에는 섬세한 조각과 장식이 워낙 많아서 어느 부분은 항상 보수 중이다. 건축 양식으로 본다면, 이 건물은 런던 템즈 강변에 세워진 영국 국회의사당처럼 당시 사람들이 선호하던 고딕양식 복고풍이지만 국회의사당의 초점을 이루는 돔은 15세기에 브루넬레스키가 세운 피렌체 대성당의 8각형 돔의 형태를 모델로 하여 16각형의 돔으로 만든 르네상스양식 복고풍이다.

한편 이 돔 바로 아래에 있는 16각형의 중앙 홀은 국회의사당 실내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공간으로, 헝가리 왕들의 왕관이 2000년부터 바로 이 곳에 보존되어 있다. 이 홀은 하원과 상원 홀로 연결되는데 현재 헝가리 의회는 단원제이기 때문에 상원 홀은 회의실로 사용된다. 이처럼 건물 내부 공간의 배치를 전체적으로 보면 바로크 양식의 복고풍이다. 이와 같이 한 건물에 여러 가지 양식이 절충되고 혼합되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 국회의사당이 건축 시, '민족자존'이라는 명분이 걸려있었던 만큼 “우리의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단순원칙, 즉 건축 자재도 모두 헝가리에서 나는 것으로만 충당하고 헝가리의 기술과 인력으로만 건물이 디자인되고 완공되었다는 사실이다.

굴곡진 헝가리 역사의 과거청산, 애국심의 상징

런던의 영국 의회가 자리 잡은 웨스터민스터(Westminster)궁을 벤치마킹 한 헝가리의 국회의사당은 건축 형식으로만 따져보면 고딕, 바로크, 르네상스 형식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결국 그것은 헝가리 식의 또 다른 재창조물이다.

이 건물은 도나우 강변에 있는 리포트 구역에 서 있다. 현재 헝가리 의회는 단원제이지만 건축 당시에는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국회의사당은 좌우 균형을 철저히 계산한 건축물로 지어졌다. 이곳의 주 출입구는 다뉴브강변 맞은편인 라요시 코수트(Lajos Kossuth)광장에 있다. 주 출입구엔 청동 사자상이 장식되어 있고, 내부 중앙 로비에 16명의 헝가리 지도자 동상이 16개의 원주 위에 서 있는 것도 자존을 위한 건축적 표현이다. 이 건물에는 미하이 문카치, 카로이 로츠, 줄러 루드나이 등 헝가리 미술사의 마에스트로들이 역사와 전설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린 작품들이 가득하다. 또한 건물 외부에 헝가리의 역대 왕이나 군 지도자 등 88명의 동상이 지붕에 가지런히 서 있는 것도 헝가리 민족정신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회의사당의 주변 네 개의 인물상인 '페렌츠 라코치, 라요시 코수트, 미하이 카로이, 임레 나지'의 동상은 헝가리의 근대사를 너무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이곳이 늘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국회의사당을 둘러싼 채 조각으로 남은 네 명의 정치가는 헝가리의 어두운 정치사를 대변한다. 그 비극을 바탕으로 결국 오늘의 정치 민주화를 이룩해낸 것이 바로 국회의사당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