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이 시기 동안 우리나라는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통한 성숙한 지방자치를 구현하고자, 정권별로 지방분권을 위한 특별법을 제ㆍ개정하여 지방분권 관련 정부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ㆍ운영하는 등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의 지방분권과제 추진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개선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지방분권과제의 추진성과 평가

첫째, '중앙권한 지방이양'과 관련하여,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총 1,211개의 중앙사무를, 이명박 정부에서는 516개의 사무를 지방으로 이양완료하였다. 그러나 이는 지방이양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ㆍ발굴된 사무의 20% 수준에 불과하였고, 이들 사무의 원활한 처리ㆍ집행을 위한 재정ㆍ인력 등이 동반 이양되지 않아, 오히려 지방의 불만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특별지방행정기관 정비'와 관련하여, 그동안 논의는 많았으나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서야 국도ㆍ하천, 해양ㆍ항만, 식ㆍ의약품 등 3대 분야에 대한 지방이양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로 관련 11개 법률 및 16개 시행령이 개정되었으며, 총 208명의 인력과 3,969억원의 예산이 이관되었다. 그러나 인ㆍ허가 등 단순 집행적 사무의 일부가 이관된 것에 불과하며, 그에 인력ㆍ재정ㆍ기술의 이양 부족 등으로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셋째, '자치경찰제 도입'과 관련하여, 국민의 정부에서는 지역 민생치안의 효율적 확립을 위한 시ㆍ도 단위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이 논의되었으나, 참여정부의 시ㆍ군ㆍ구 단위 도입논의를 토대로 현 정부에서도 시ㆍ군ㆍ구 단위 자치경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이 높지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시ㆍ도 및 시ㆍ군ㆍ구 단위의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넷째, '교육자치제도 개선'과 관련하여 이명박 정부 이후, 교육자치의 실효성 제고 차원에서 교육감 직선제 폐지 및 지방자치-교육자치 일원화가 추진되고 있으나, 정치권과 교원단체 등 관계 이해집단의 반발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섯째, '지방재정 확충'과 관련하여, 참여정부 시절 지방양여금제도 폐지 및 균형발전특별회계가 도입되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방소비세ㆍ지방소득세를 도입하였으나, 여전히 지방세 비중이 국가 전체 조세의 20%에 불과하여 보다 근본적인 지방재정 확충전략 마련 및 추진이 요구된다.

여섯째, '자치입법권 확대'와 관련하여, 현 정부에서 "법령에 위반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나, 실질적인 자치입법권 확대를 위해서는 "법률의 위임 없이"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부과, 벌칙을 정하도록 하고, 조례위반행위에 대하여 "징역ㆍ금고, 몰수, 과료 등"의 형벌권을 부과할 수 있도록 ㆍ지방자치법ㆍ을 개정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지방분권과제 추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이상과 같이, 현 정권을 포함한 4개 정권에서 지방분권과제 추진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가시적 성과가 부재한 것은 ①중앙부처의 기득권 유지 성향, ②중앙공무원의 막연한 위기의식(지방공무원으로 신분전환 등), ③부처이기주의, ④지방분권 정부위원회의 단순 자문기구로서의 한계(심의ㆍ의결사항에 대한 강제력 부재), ⑤국회 내 지방분권 전담 상임위원회 부재, ⑥사무이양시 재정ㆍ인력의 미이양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부담가중 등의 고질적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지방분권과제가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첫째, 지방분권 관련 정부위원회의 행정기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단순 대통령 자문기구에 불과한 지방분권 정부위원회를 행정위원회로 개편하여, 위원회의 심의ㆍ의결사항에 대한 강제력과 법적 구속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이와 함께 지방분권 정부위원회로 하여금 중앙ㆍ지방공무원 대상 지방분권ㆍ지방자치 교육ㆍ훈련 강화, 범국민적 지방분권 공감대 확산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회 내 상설 지방분권특별위원회의 신설이 요구된다. 지방분권과제는 그 특성상 다수의 상임위원회와 관련되어 있는 관계로, 주요 지방분권 법률안의 심의ㆍ의결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전담하는 국회 내 상설 '(가칭)지방분권특별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해야 할 것이며, 소관 법률안에 대한 입법권을 부여함으로써 주요 지방분권 법률안의 신속한 제ㆍ개정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가칭)중앙-지방 협력회의' 신설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는 국정 운영의 동반자이므로, 국가와 지방간 상생과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장(場)의 마련이 요구된다. 국민의 대표로서 국정 운영의 책임자인 대통령과 주민의 대표로서 지역 발전의 책임자인 시ㆍ도지사가 참여하는 협력회의가 설치ㆍ운영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