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이야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부심, 오벨리스크

4주의 기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으로 관광객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사랑 받고 있는 오벨리스크는 1936년 이 도시의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자태를 보이는 오벨리스크는 아르헨티나의 모더니스트 건축가 알베르트 프레비쉬가 디자인을 했는데, 유럽과 남미의 문화가 어우러진 것이 특징인 아르헨티나에 전혀 아르헨티나답지 않은 이 디자인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벨리스크가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건축 기간에도 있다. 바닥 넓이 49제곱미터, 높이 67미터에 이르는 이 거대한 조형물을 단 4주라는 경이적인 짧은 시간 내에 세웠다. 탑 안쪽에서 꼭대기까지 올라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의 전경을 내려볼 수 있도록 206개의 계단과 창문까지 만들면서 건축미와 함께 전망대 역할까지 갖췄다.

 

 

시민들의 동반자

수많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오벨리스크지만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흉물스러운 탑이라는 비난과 아름다운 시가지에 세워두기엔 격이 떨어진다는 지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제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징이자 역사의 현장을 함께 한 동반자이다. 여러 해 동안 시민들이 모이는 장소가 되어 시민들은 축구 경기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하기도 하고, 정치적·사회적 항의 운동을 벌어지는 중심지가 되기도 했다. 종종 낙서로 더럽혀지기도하고, 철거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나누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부심으로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