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이야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장춘몽, 오사카성

비천한 출생에 대한 자기 보상
가난한 하급 무사의 아들로 태어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비천한 집안과 신분에 여간해서 입신출세가 어려웠다. 비록 가진 건 없지만 그에게는 산전수전 다 겪으며 쌓은 눈치와 명석한 머리가 있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출신 성분이 아무리 형편없어도 당사자만 똑똑하면 과감하게 발탁하는 파격적인 인사로 유명했던 오다 노부다가의 눈에 들면서 출세의 길로 접어든다.

 

주군인 오다 노부다가가 1582년 천하통일을 눈앞에 두고 암살당한 뒤 권력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손아귀로 넘어가게 된다. 그때부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빗나간 행각이 벌어진다. 워낙 어렵게 자라난 과거에 대한 보상인지 최고 권력자가 되자 극도의 사치를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오사카성이다. 내부 9층, 외부 5층으로 이뤄진 천수각을 지어 외부에 검정 옻칠을 하고 기와와 문양에는 화려한 금박을 입혔다. 심지어 화장실조차 온통 순금으로 장식했다. 특히 당시 다도의 거장이었던 센노 리큐와 합작하여 만든 황금다실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치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게 해준다.

 

오사카성의 수난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권력은 없다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을 침략해 대륙을 정벌하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다가 1598년 세상을 뜬다. 이를 기점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 가문과 오사카성은 권력 쟁탈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1614년 겨울과 이듬해 여름에 벌어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판 대공세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도요토미 히데요리와 그의 어머니는 결국 자결로 생을 마감하고 오사카성은 화염에 휩싸이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자랑이자 자존심이었던 휘황찬란한 오사카성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폐허로 변하고 만다.

 

그 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오사카성 전체에 흙을 덮어 도요토미 히데요시 가문의 흔적을 지워버리고 새롭게 성을 재건한다. 하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의 근원지여서 일까. 새롭게 재거된 오사카성은 세 번이나 벼락을 맞았다. 1665년에 두 번째로 떨어진 벼락은 천수각을 태워버렸고 1928년에 세 번째 복원 공사를 진행했다. 오사카성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945년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되며 본래의 모습을 잃고 현재의 오사카성으로 복원되었다.

 

그 속에 담겨 있는 역사가 어떠하든 오사카성은 일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특히 봄에는 화려한 천수각과 벚꽃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에 관광객의 수는 더 늘어난다. 다른 나라 누구에게는 그 풍경이 마냥 아름다울 수 있겠지만 우리에겐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이름 때문엔 그 풍경이 아름다우면서도 가슴 한 켠에 씁쓸함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