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따라, 단풍 따라 걷는 영남 알프스 산행
산악관광 1번지인 영남알프스는 해발 1,000m 이상의 7개 산이 이어달리기를 하는 동남권 최대 산악군이다. 영남알프스의 가을은 은빛 억새의 물결과 함께 찾아온다. 가을이면 광활한 억새밭의 천국인 신불산은 주능선이 억새평원을 이뤄 등산의 백미를 느끼게 해 준다.

매년 가을이면 영남알프스 억새대축제(10.3~26)가 억새군락지으로 유명한 간월재와 신불산 일대에서 열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간월재 정상에서 펼쳐지는 울주 오딧세이, 산상음악회(10.3, 10.19)에서는 아름다운 음악 선율과 함께 춤추는 은빛 억새의 물결이 황홀한 장관을 연출하며 가을날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준다.

사색의 계절 가을! 하늘아래 가장 아름다운 사색, 소통, 치유의 길인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을 따라 고산평원의 은빛 억새와 절묘한 기암괴석, 희귀 동·식물 습지구역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자연과 하나됨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가을 영남알프스 산행의 또 다른 백미는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들의 향연이다.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 대로 비가 내렸다 하여 ‘바래소’에서 유래되었다는 파래소폭포는 울산 12경 중 하나로 경치가 아름다워 지금도 소망을 비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신불산 등산길에서 만나게 되는 형형색색의 단풍과 기암괴석 또한 탄성을 자아낸다.

영남알프스의 주봉인 가지산(1,241m) 또한 울산 12경 중의 하나로 사계절 모두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지만 가을에는 오색찬란한 단풍들이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가지산 입구에 자리잡은 석남사와 쌀바위, 귀바위 등 곳곳의 기암괴석과 단풍, 억새밭이 어우러져 있으며,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산등성이는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울산 언양에서 경주로 이어진 국도 35호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285호)를 만날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약 7,000～3,500년 전 신석기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구대 바위면에 고래, 거북, 물개, 호랑이, 멧돼지, 사슴 등 다양한 동물과 수렵어로도구 및 인물상 등 300여 점 이상의 그림이 확인된다. 현재 인류 최초의 포경 유적으로 평가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국내 유일의 암각화전시관인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 암각화로 가는 길목 또한 주변경관이 매우 아름다워 트레킹 코스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으며,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반구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반구대 팜스테이는 역사책에서만 보던 선사시대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마을이며, 300년 전통의 한옥 집청정 누각에서 한복입기, 다도 등 전통문화 체험도 할 수 있다.

흥과 맛이 어우러진 울산의 가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울산의 축제다. 올해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울주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울산 옹기축제가 개최되어 다양한 볼거리 및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국내 최대의 전통 민속 옹기마을인 외고산 옹기마을은 마을 전체가 옹기로 이루어져 이색적인 마을 풍경을 자아낸다. 옹기를 만드는 공방 및 옹기 가마 등 재래식 옹기 제작 과정을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옹기를 제작해 볼 수도 있다.

울산의 대표적인 축제인 처용문화제도 10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려 처용무, 판소리, 처용맞이 등 처용관련 전통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울산 월드 뮤직페스티벌에서는 전세계 음악과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여행에서 가장 큰 감동을 주는 것 중의 하나가 그 지방의 음식이다. 음식 한 그릇에서 그 지방의 향취와 문화, 자연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의 맛 하면 단연 고래고기와 한우로 울산에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봉계지역 참숯불구이와 잘게 다진 한우 양념을 석쇠에 구워 먹는 언양 불고기는 청정지역에서 자란 한우의 육질이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럽고 맛있다. 특히 이 지역 특산품인 언양 미나리와 함께 먹으면 아주 별미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곳의 불고기를 맛보러 온 관광객들로 언양·봉계 불고기 단지는 늘 붐빈다. 매년 10월에는 언양 한우 불고기 축제(‘14. 10. 10～12, 언양한우 불고기 특구)가 개최되어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울산의 맛인 고래고기는 부위별로 12가지의 다양한 맛과 빛깔을 가지고 있으며,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맛 볼 수 있다. 고래고기 특유의 향을 가지고 있으나, 최근 고래비빔밥 등 ‘고래밥상’이 개발되어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해 특유의 깊은 수심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활어회와 해산물 또한 가히 일품이다.

 

 

푸른 바다, 수려한 산, 수 천 년 선사유적이 숨쉬는 울산은 산업·생태에 이어 문화·관광도시로써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색의 계절, 깊어가는 가을!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잊고 은빛 억새가 춤추고, 형형색색의 단풍들이 곱게 물든 영남알프스 힐링 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