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신비로움을 품은 가을 정취’ 속으로 청풍명월 고장, 충북 제천

가을은 유난히 ‘바람’을 타게 한다. 떠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여행 바람’. 소슬바람 맞으며 호숫가를 걷거나 벤치에 앉아 사색에 빠지는 계절 가을이 왔다. 가을이 깊어 가면, 산하(山下)는 마법을 부리 듯 온통 붉은 색채로 물들어 간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일컫는 ‘청풍명월(淸風明月)’.

맑은 바람은 마음속의 찌든 때까지 씻어주고, 밝은 달은 어둠을 밝히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위로해 준다. 파란 호수에 투영된 가을빛이 가슴에 잔잔하게 투영된다. 그저 서 있기만 했을 뿐인데, 온갖 잡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맑은 기운이 감싸 흐른다. 산과 호수가 두 팔 벌려 여행자를 환영하듯, 제천에는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감동과 울림이 있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노래하는 곳‘청풍호’

 

하늘과 호수가 맞닿은 곳에 있으니 신선이 된 듯 마음이 들뜬다. 깊은 산과 계곡에 둘러싸인 천혜의 지형에 자리 잡은 청풍호는 제천의 대표적인 명소다. 탁 트인 청풍호 주변으로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데,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깊고 고요한 정취에 푹 빠진다. 파란 하늘과 호수, 붉은 산자락이 빚어내는 풍광에 넋을 놓는다. 그림처럼 자리 잡은 청풍호와 붉게 물든 산이 한데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청풍호는 충주 다목적댐 건설로 생성된 호수로, 뱃길 130리 중 볼거리가 가장 많고 풍경이 뛰어난 ‘내륙의 바다’다. 지금 청풍호 주변에는 청풍문화재단지를 중심으로 봉황이 호수 위를 나는 형상의 비봉산과 기암괴석이 즐비한 금수산, 그리고 마의태자의 역사가 깃든 월악산이 고즈넉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청풍호 주변을 도는 유람선은 빼어난 풍경을 두루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속세를 벗어나는 듯, 유유히 흘러가는 유람선 위에서 가을이 선사하는 낭만과 운치에 몸을 맡긴다.

 

고색창연한‘청풍문화재단지’와‘의림지’에서 고즈넉한 정취 만끽

청풍면 망월산 기슭에 자리한 청풍문화재단지에 오르면 청풍호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대자연이 옛 문화를 만나니, 고풍스러운 운치가 극에 달한다. 청풍문화재단지에 오르면 주변의 빼어난 자연 경관과 함께 옛 문화재를 접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마주하는 목조와 석물, 나무와 이끼 낀 돌부리에서 역사와 자연의 감동이 가슴 속에 따스하게 스며든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주변의 빼어난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우리 옛 문화재를 접하면서 더불어 역사적 의미와 풍류를 느낄 수 있다. 한가로운 정취 속을 거닐다가, 발길을 돌려 ‘의림지’로 향한다. 제방을 따라 늘어 선 소나무와 벚나무들이 여행객을 반기는 듯하다. 이곳은 순조 7년에 세워진 영호정과 1984년에 건립된 ‘경호루’, 그리고 수백 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이 가을의 운치를 더해 준다. 또한 제천에 오면 해발 531m 비봉산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정상까지 관광모노레일을 타고 20분 정도 올라가면 비봉산 정상, 활공장이 나오는데, 발 아래로 펼쳐지는 청풍호 풍광이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다. 숲 속의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으로 올라갈 때는 기대와 설렘으로 즐거웠다면, 내려올 때는 속도가 붙다 보니 재미와 스릴을 경험한다.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이 깃든‘박달재’

제천하면, ‘박달재’도 빼놓을 수 없다.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옛 노래로도 유명한 박달재는 해발 453m에 위치한 고개로, 제천시 봉양읍에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박달재는 젊은 선비 박달과 처녀 금봉의 애절한 사랑이 전해져 오는 곳으로 박달과 금봉의 묘, 전망대 등 다양한 테마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두 남녀의 조형물과 ‘박달재 노래비’도 세워져 있다. 동선을 따라 박달재를 걷다 보면, 두 젊은 남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 아련하게 전해져 온다. 제천에는 이밖에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성지, 배론성지를 비롯해 스릴만점 번지점프를 즐기는 청풍랜드, 서바이벌 등 각종 산악시설을 즐기는 산악체험장, 그리고 하늘을 향해 솟은 솟대들의 향연을 즐기는 능강 솟대문화공간 등 다채롭게 보고 즐기는 곳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방명의촌에서 진료 받으며‘진정한 휴양’몸소 체험

제천은 ‘건강 도시’를 표방하며, 도시인들이 자연 속에서 건강을 다지고 요양하면서 하룻밤 편히 묵을 수 있는 한방명의촌과 명암산채건강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한의사가 상주하는 한방명의촌에서 간단한 건강진단과 진료를 받고, 옆에 자리한 명암산채건강마을 황토펜션에서 하루 묵었다. 황토가 우리 인체에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 이곳의 건강 프로그램에 맞춰 자신의 사상 체질과 건강을 체크하고 명상과 마사지 등으로 피로를 푸니, 심신이 더없이 평화롭고 정화되는 기분이다. 밤에 황토 방에 누우니, 노곤했던 몸이 풀리며 스르르 잠에 든다. 다음 날, 약초로 만든 약선 요리 및 보양 음식을 먹으며 원기를 회복한다. 수려한 자연 풍광과 함께 건강과 휴양까지 동시에 즐긴 셈이다.

 

‘건강도시’제천의 매력 체험하는‘2014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열려

제천은 오래 전부터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산간지방에서 채취해 생산되는 우수한 한약재의 집적지로 발전해 왔다. 매년 가을, 한방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보고 체험하는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가 열린다. 올해 ‘2014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는 9월 20일부터 9월 25일까지 왕암동 소재 한방엑스포공원에서 열린다. 한 자리에서 전시, 교역, 이벤트, 학술, 체험, 휴식, 축제 등 한방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맛보고, 체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야말로 한방특화도시로서 ‘제천’만의 건강하고 특색 있는 면모와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가을이 선사하는 여유와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고 몸과 마음을 제대로 충전하고 싶거든, 주저 말고 충북 제천으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