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이야기 >희생으로 피어난 찬란한 문화유산, 성 소피아 성당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불가능한 공사의 시작
532년 나카의 반란에 분노한 비잔틴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는 히포드롬 광장에 콘스탄티노플 시민 9만명을 모아두고 그 중 3만명을 처형했다. 그리고 나머지 6만명에게 황금 90톤을 주며 죽지 않으려면 솔로몬의 대성당을 능가할 성당을 6년 만에 건립하라고 명령한다. 이미 3만명을 죽인 후라 일손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릴 것 없이 전부 공사에 투입되었다. 극한 상황에서 발휘되는 초인적인 힘이었을까, 아니면 하늘이 도왔던 것일까. 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성당 건립은 불과 5년 반 만에 완성되었다.

 

이렇게 기적적으로 지어진 성 소피아 성당에는 수많은 놀라운 요소들이 담겨있다. 성당은 대지진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비밀은 바로 벽돌 안에 숨겨져 있다. 성당을 쌓아 올린 벽돌은 로도스 섬에서 가져온 화산재로 만들어졌다. 화산재를 오랫동안 구어서 만든 벽돌은 가볍지만 내구성이 뛰어나 건물을 보다 단단하였고 이 때문에 큰 높이의 건물임에도 지진 에서도 살아남은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혹독함

성 소피아 성당의 하아라이트라 하면 단연 돔 천장의 모자이크 그림이라 할 수 있다. 모자이크는 변변한 사다리도 없던 시절, 천장 공사를 담당한 사람들이 사다리꼴 모양에 나뭇가지로만 엮은 것을 타고 올라가 금 조각을 붙였던 노동의 결과물이다. 하루에 겨우 4시간 자고 일어나 작업을 했는데 내려오면 얼굴 가득히 피가 묻어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피를 닦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닦지도 않고 계속 일을 했다. 또한 장시간 천정을 바라보고 있어서 허리가 굽은 사람들도 많이 생겼고, 실명된 사람들도 발생했다. 그렇게 노동 착취를 통해 성당은 완성되었고,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몸 한군데 성한 곳 없는 사람들을 불러놓고 한 말은 고작 “그대들은 괴물이 되었지만, 나는 솔로몬을 이겼다.”라고 한다.

 

 

 

그 후 이슬람국가인 오스만제국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 정복당하며 성 소피아 성당은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 그리스정교를 상징하는 그림과 조각, 종, 제단 등은 제거되었으며 대부분의 모자이크는 회반죽으로 덮였고 이슬람적인 상징물들이 오스만 제국 지배하에서 추가되었다.

 

현재는 성당도 이슬람사원도 아닌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그 동안 회벽으로 가려졌던 모자이크는 박물관이 된 후 절반쯤 떼어내 9-세기 바잔틴 문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에서는 성당으로 다시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터키 내에서는 모스크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양 편의 주장이 어떠하건 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찬란하게 꽃 피운 성 소피아 성당의 절대적 가치만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