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노동자의 수호자이며 마드리드시의 수호성인 산 이시드로는 누구인가?
산 이시드로 라브라도르(San Isidro Labrador)는 마드리드에서 1082년에 탄생해 1172년에 사망한 성인으로 마드리드 근교 Torrelaguna에서 산타 마리아 데 라 카베사와 결혼하여 귀족 후안 데 바르가스를 섬기며 살았다. 사후 1619년 시복식을 거쳐 1622년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그는 많은 기적을 이룬 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는 이시드로성인이 밭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외동아들 이안이 깊은 우물에 빠져 부인 산따 마리아 데라까베사가 슬퍼하는 통곡을 듣고 함께 기도를 하자 우물의 물 수위가 지상까지 올라와 아들을 살려낸 기적을 보여 준다. 또한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스페인은 유럽에서 황금시기를 구가하였고 그 때의 왕 펠리페 3세에 얽힌 기적이 또 유명하다. 1618년 30년 전쟁이 발발하기 전이었고 펠리페 3세 (Felipe III: 1569-1621. 왕위 계승은 1598년)는 중병으로 죽음에 다다르자 신하들에게 자신을 이시드로성인이 묻힌 곳으로 데려가도록 명령하였고 그 무덤을 방문한 이후로 펠리페 3세의 병이 나은 기적 등 약 438가지 기적들이 전해온다.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투우축제 중 하나인 산 이시드로 페어(Feria de San Isidro)축제도 성인의 이름을 기념하여 마드리드 투우경기장 (La Monumental de Las Ventas)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스페인을 상징하는 투우경기(Corridas de Toros)는 마드리드 봄축제의 하이라이트 역할을 한다. 5월 15일을 전후로 하여 마드리드시내에 있는 벤따스투우경기 에서는 마드리드수호성인 축제를 기념하는 투우경기를 통해 본격적인 투우시즌을 알린다. 이러한 투우시즌 개막식을 알리는 알리는 광고포스터가 벤따스 투우경기장에 걸린다.

이시드로성인을 기념하는 투우경기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5월 15일을 전후로 개막되어 10월까지 매 주 계속된다. 그리고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는 중남미에서 이시드로성인을 기념하여 중남미 여러 나라에서 투우경기가 개최된다. 특히 에쿠아도르는 이시드로 성인의 이름으로 된 투우경기장을 만들어 스페인의 유명한 투우 경기사들을 원정경기로 초대하고 있다.

산 이시드로 축제는 마드리드시민들이 오르간 연주를 들으면서 시작된다. 남성은 흰색바탕에 검정체크무늬로 된 베레모와 조끼를 흰색와이셔츠 위에 입고 검정바지에 흰색 목도리, 가슴에는 붉은색 카네이션을 꽂는 출라뽀(chulapo) 의상으로 차려 입는다. 그리고 여성은 이마에 꽃을 달고 머리에 두건을 두르며 플라멩코 춤 의상과 흡사한 프릴이 달린 원피스로 된 출라빠(chulapa) 의상을 보여준다. 마드리시를 관통하는 만사나레스강(Rio Manzanares) 주변으로 끊이지 않는 축제행렬과 수호성인을 기리는 전시 퍼레이드로 약 1주일 동안 축제가 계속된다.

축제 기간 동안, 마드리드시민들은 야외에서 고기스튜 요리를 먹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하루를 보낸다. 또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산 이시드로 언덕(Pradera)으로 이동하여, 스페인 전통소시지인 쵸리소(chorizo)와 감자계란오믈렛인 또르띠야 데 빠따따(Tortilla de patata), 꼬치 또는 파이 등을 포도주와 곁들여 식사를 나눈다. 후식으로는 기름에 튀긴 도넛 또는 와플 쿠키나 달콤한 케이크 등을 먹는데 이 때는 달콤한 식후 와인을 함께 마신다. 특히 이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남녀노소 모두 함께 어울려 추는 마드리드의 대표춤인 쵸띠스(chotis)이다.

이외에도 5월 중순 무렵에는 마드리드시 전체가 축제분위기로 일 주일 이상 다양한 이벤트가 연속된다. 심포니 오케스트라연주회, 야외음악회, 연극공연, 인형극공연, 세라믹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마드리드 시민뿐만 아니라 스페인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든다. 또한 이런 유명세를 타고 유럽의 각국에서 관광객들이 방문하면서 마드리드의 봄 축제 향연이 무르익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