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면전차를 선택한 투손(Tucson)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투손(Tucson)시는 시내에서 애리조나대학교까지 운행할 4마일(6.4킬로미터) 길이의노면전차 트랙을 건설했다. 매 10분마다 승객들을 실어 나르게 될 차량 8량 중 2량을 확보하였으며, 내년부터 운행할 계획이다.

아직 노면전차 운행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지역경제 관계자들은 노면전차사업이 인구 52만4천 명의 예술적 도시이자 무계획적으로 성장한 도시의 시내를 벌써 활성화 시켰다고 환영하고 있다. Downtown Tucson Partnership(투손 도심상가 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노면전차 노선을 따라 150여 개의 상점들이 개점했으며, 한때 한적했던 시내는 2억3천 만 달러 규모의 건설 붐 중심지가 되었다. 그리고 2천 개의 일자리가 생겨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Downtown Tucson Partnership의 케이스 대표는 “1928년 이래 애리조나주를 덮친 최악의 경제 침체기 중에 투손이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주의 Fort Lauderdale이나 시애틀 같은 도시들은 생활하는 데 자동차를 살 필요 없기 때문에 젊은 노동자들이 모여들고 있는데, 이런 지역들의 도시계획 전문가들에게 노면전차 건설은 보편화된 주제이다. 로스앤젤레스(LA)처럼 큰 도시뿐만 아니라 버지니아주의 노폭(Norfolk)처럼 작은 도시도 외곽지역까지 연결되는 노면전차나 경전철을 건설하여 상권을 활성화하고 사람들을 유인하고 있다.

대중교통 정책을 옹호하는 비영리단체인 American Public Transportation Association의 Guzzetti 부사장은 “노면전차나 경전철은 경제발전을 가져오고, 지역공동체를 만들며, 지역사회에 활력을 가져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내 24개 도시들이 노면전차와 경전철을 운영하고 있는데, 일부 도시들은 노선 확대를 검토 중에 있고, 다른 십여 개 도시들은 사업제안서를 분석하고 있다. American Public Transportation Association에 따르면 노면전철을 포함한 경전철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수송수단으로, 1990년 당시의 경전철보다 2.5배나 많은 인원을 수송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2009년에는 처음으로 경전철이 통근열차보다 더 이용객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수송횟수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버스와 지하철 같은 중전철이 더 효과적이다.

노면전차는 일반적으로 경전철보다 규모가 작다. 경전철에 비해 운행거리가 짧고 정거장 수는 더 많다. 투자비가 많이 들지만 지역교통수단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2008년에 건설된 피닉스의 경전철은 인근 도시 템피(Tempe)와 메사(Mesa)까지 20마일을 운행하지만, 투손의 노면전차는 도심에서 외곽까지 4마일만 운행한다.

높은 투자비

노면전차는 일반적인 버스시스템보다 훨씬 투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확실히 불리하긴 하다. 노면전차 1량의 가격은 3백5십만 달러(약 35억원)에서 5백만 달러(53억원) 정도 한다. 투손시 노면전차 사업비는 약 1억9천6백만 달러(2097억원)인데 이 재원은 시 예산과 연방정부 보조금이다.

지난 11월 5일, 신시내티(Cincinnati) 시민들은 노면전차를 반대하는 크랜리(Cranley) 후보를 시장으로 선출하였다. 크랜리 시장은 당선되자마자 그의 핵심공약대로 도심과 인근지역을 연결하는 1억3천3백만 달러(1423억원) 규모의 경전철 건설사업을 백지화 시켰다. 노면전차 지지자들은 경전철 도입 중단으로 인해 3천만 달러(321억원)의 시예산이 낭비되고, 소송으로 인해 시정부가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크랜리 시장은 당선 후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막대한 사업비가 소모되는 노면전차 사업이 필요없다”고 역설했다.

신시내티의 노면전차 도입은 수년 동안 논란거리가 되어 왔다. 공화당 소속 존 카시크(John Kasich)가 오하이오 주지사가 된 후 착수한 사업 중 하나는 민주당 소속 전임자가 추진했던 노면전차 도입사업의 주예산 보조금을 중단시킨 것이었다. 신시내티 노면전차 사업은 연방예산이 투입되고 있는데, 만약 사업이 취소되면 시정부는 그동안 투입되었던 연방예산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노면전차 건설비는 각 도시마다 차이가 난다. 연방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고, 일부 도시의 경우 노면전차 노선 주변의 사업체들에 대한 세금인상을 통해 재원을 충당하기도 한다.

경제적 편익

노면전차 제작사 United Streetcar의 케빈 클락 대표는 노면전차가 버스보다 사업비가 많이 들긴 하지만 경제적 편익은 훨씬 크다고 말했다. 노면전차가 건설되면 수십 년 동안 노선 주변에 있는 사업체들에게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셈이고, 주민들에게는 교통수단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클락 대표는 투손시의 노면전차사업은 투자비보다 4배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노선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한다. 애리조나대학교와 4만여 명의 대학생들이 이용 가능하고, 노선 주변의 렌트비가 저렴하고, 주변의 오래된 건축물들이 큰 장점이라는 것이다.

United Streetcar는 오레곤주에 있는 노면전차 제조업체로 투손과 포틀랜드 그리고 워싱턴 디씨의 노면전차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처음으로 노면전차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1950년대 이후 최초의 미국 노면전차 제조사가 되었다. 클락 대표는 자사가 가능한 한 많은 미국회사들로부터 납품을 받고 있으며, 그 협력업체 규모는 32개 주의 300여개 기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투손과 워싱턴 디씨에 대한 United Streetcar의 노면전차 납품시기가 지연되면서 두 도시의 노면전차 운행 개시일도 늦어지고 있다. 클락 대표는 인도 시기의 지연이 자사가 노면전차의 복잡한 생산 및 공급과정을 과소평가한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투손의 부흥

노면전차의 인도시기가 늦춰졌지만 투손시는 내년 7월로 예정된 노면전차의 운행을 사뭇 기대하고 있다. 투손시 교통부서의 노면전차사업 담당자인 셀리 진은 노면전차가 지리적, 정신적으로 단절된 이웃들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투손시는 개발예정지로 지정된 도심 서쪽의 대규모 공터 머카도지역이 고속도로로 인해 단절되어 있다. 또 기차길 때문에 4번가 쇼핑지구와 애리조나대 캠퍼스가 시내중심과 분리되어 있다. “노면전차는 이와 같은 장애물들을 없애 주변지역을 직접 연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셀리 진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애리조나대는 현재 노면전차 노선을 따라 시내와 가까운 곳에 학생 기숙사를 짓고 있다. 노면전차가 운행되면 노선 반대편에 있는 의료기관들의 접근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문신 시술소와 문닫은 가게들로 방치됐던 인근지역은 레스토랑과 고급 옷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다.

셀리 진은 “도시의 다양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금방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노면전차 도입으로 인해 오래 동안 볼 수 없었던 도심의 활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 출처 : USATODAY.COM (2013.11.8)